Portfolio/일반기사[2003~2007]

[기획]꿈-폴 매카트니의 꿈속에 나타난 의 선율

불탄고구마 2009. 3. 27. 16:38

기획1 - 꿈
폴 매카트니의 꿈속에 나타난 의 선율
“꿈은 현실과 동떨어져 생각할 수 없는 자각 증상”

“간밤에 꿈을 많이 꾼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나네” “꿈을 많이 꾼 것을 보니 잠을 깊이 들지 못한 모양이야” “어! 이 장면 꿈속에서 본 것 같아!”
우리가 흔히 잠을 자면 으레 내뱉는 말 중의 하나다. 프로이드가 말한 대로 꿈은 과연 예지 능력을 지닌 것일까. 꿈은 현실과 반대의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적어도 고대인들은 꿈을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 예지능력을 지녔다고 믿었다. 그렇다면 현재 꿈의 의미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 꿈속으로 들어가 보자.

■ 꿈의 역사
옛날 사람들은 꿈이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언한다고 믿었다. 체스터비티 파피루스에는 고대 이집트의 12대 왕조(BC 1991 1786) 때부터 꿈의 해석들이 기록돼 있다. BC 5세기 경에는 고대 인도의 ‘아타르바베다’라고 하는 문서에도 꿈을 통한 예언에 관한 내용이 들어있으며, 아시리아의 고도 니네베의 유적지 가운데 아슈르바니팔 왕(BC 668-627)의 도서관 서판에서도 고대 바빌로니아의 해몽 안내서가 발견됐다.
이처럼 대부분의 고대 문명권에서는 꿈이 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믿었다. 고대 유대인들은 해석 과정에서 꿈을 꾼 이의 생활을 꿈의 내용 못지않게 중시함으로써 현대적인 꿈 이론을 앞질러 보여줬다. 또한 이집트인들은 나름대로 꿈 해석의 체계를 세우며 꿈이 실제와 정반대의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꿈과 그 의미에 관한 생각이 변하기 시작했다. 신과 초자연적 세계의 역할의 비중이 점점 작아지기 시작한 것.
플라톤은 “수면 중에 모습을 드러내는 탈법적임 야만스러운 야수성”이라며 꿈에 대해 정의를 내렸고, 아리스토텔레스는 “꿈은 현실 삶을 표현하며 인간의 감각에 의해 생겨난다”고 믿었다.
이런 가운데, 꿈을 주제로 한 최초의 사전이라 할 만 한 아르테미도로스의 ‘꿈의 해석’이 발행되면서 꿈의 의미도 큰 변화를 맞게 된다. 그는 저서에서 “꿈의 뿌리는 꿈꾸는 사람의 현실 세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꿈을 해석할 때는 꿈꾸는 사람의 일, 지위, 신체적 정신적 건강 등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규칙은 오늘날에도 통용되고 있다.


■ 꿈은 왜 꾸는 것일까
보통 ‘꿈’은 수면 중에 일어난 일종의 체험이 깨어난 후에도 회상되는 회상몽(回想夢)이라고도 한다. 수면 상태에 들어가면 일단 뇌의 활동 상태가 깨어있을 때와 달라지는데, 이 때 일어나는 표상의 과정을 ‘꿈의식’이라고 하며, 깨어난 후에 생각나는 것들이 ‘꿈’이라고 일컬어지는 것들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러한 꿈을 꿀 때 당시의 체험과 깨어난 후의 회상이 전혀 다를 때가 있다. 이는 수면이 깊지 않을 때 보통 꿈을 꾼다고 생각하는 데서 기인할 수 있다. 이는 꿈을 꾼다는 것과 수면이 깊지 않다는 것을 같은 의미로 여기는 까닭인데, 꿈이란 것은 수면 과정과 더불어 중추신경 내부의 흥분성이 저하되기 때문에 뇌 속의 여러 영역에 생기는 흥분이 넓게 전달되지 않고 뇌 활동이 점점 해체돼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실상 수면의 깊이와는 상관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꿈속에서 자각되는 ‘나’라는 존재는 참으로 오묘하다. 꿈속의 ‘나’는 ‘나’이면서도 현실의 ‘나’와는 다른 존재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꿈의 비논리적 성질이다.

■ 꿈에서 나타나는 것들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꿈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표상들은 대체로 융합과 치환, 상징적인 형상화를 통해 나타난다. 그래서 그 내용을 더욱 알 수 없게 만든다. 가령 A와 B라는 두 사람의 얼굴에서 각각 일부분을 취해 1개의 얼굴을 형성한다든지, A장소에 있어야 할 물건이 B장소에 있거나 하는 등 어떠한 하나의 개체가 기존의 것이 아닌 다른 특성으로 융합돼 나타나는 메커니즘을 들 수 있다. 또 꿈은 중요한 문제가 중요하지 않게 되거나 어떠한 관념에 결부된 감정이 다른 관념과 결부돼 나타나기도 한다.
그리고 꿈은 상징적인 의미를 매우 강하게 나타내곤 하는데, 특히 성(性)적인 것에 두드러진다. 지팡이, 막대, 해부도, 무기, 뱀 등은 남성의 성기를 나타내며, 속이 움푹 팬 그릇이나 구멍, 단지, 상자 등은 여성의 성기를 상징한다. 또 고통이나 위험이 밀실이나 절벽으로 형상화되기도 한다.
꿈속에서 생각하는 내용을 ‘꿈의 사상’이라고 하는데, 이는 수면 전의 상황과 수면 중에 일어나는 자극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다. 즉, 잠들기 전에 생각한 것이 꿈에 그대로 표상된다는 것이 결코 우연의 일치만은 아닌 셈이다. 이러한 재료들이 서로 연관지어져 꿈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그 날 겪었던 일이 꿈에 그대로 나타나게 되기도 하는데, 이를 ‘타게스레스트(Tagesrest)’라고 한다. 주로 이럴 때 꾸는 꿈들은 ‘영화’처럼 펼쳐지게 마련인데, 꿈의 내용이 다소 현실과 달라지는 것은 개인의 관심이나 깨어 있을 당시의 마음 등이 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것이 꿈을 해석할 수 있게 만드는 원천이며, 꿈의 예지 설을 근간으로 한 심리 분석을 가능케 만드는 근거를 갖게 하는 것이다. 소위 ‘컬러꿈’을 자주 꾸지 못하는 이유도, 색채보다는 형태가 인간에게 주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컬러꿈’을 자주 꾸지 않게 되는 것이다.

■ 유명인사들의 꿈, 그리고 예지력
때때로 꿈은 예술가들에게 좋은 재료로 나타나기도 한다. 어떤 이는 이러한 창조적인 꿈을 꾸기 위해 ‘악몽’을 원하기도 한다. 실제 연구 결과, 예술가들과 창조적인 활동에 종하는 이들은 보통 사람들에 비해 악몽을 더 많이 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란시스코 고야는 그의 판화집 <변덕>에 실린 작품들을 만들 때 악몽을 자주 꿨다고 고백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社의 대표적 건축가인 루시 데이비스도 건축 설계와 관련된 꿈을 자주 꿨고, 사무엘 테일러 코울리지가 마약에 취해 잠든 상태에서 꾼 꿈을 바탕으로 <쿠빌라이 칸>이라는 시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영국 유명한 팝그룹 ‘비틀스’ 의 폴 매카트니가 지은 <예스터데이>도 꿈을 꾼 후 만들어진 곡이라 전해진다.
“나는 머리 속이 온통 사랑스러운 운율로 가득 찬 상태에서 깨어났다. 그 연주는 정말이지 훌륭했다. 나는 그것이 무슨 곡인지 궁금했다. 창가에 놓인 침대 오른편에 피아노 한 대가 놓여 있었는데,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피아노에 앉아 꿈에서 들었던 대로 연주해 봤다. 선율은 매우 흡족했고 신비스러운 일이었다.”
1863년 바그너도 꿈을 꾼 후 <트리스탄과 이졸데>라는 작품을 남겼으며, 아프리칸 보컬 밴드인 레이디스미스 블랙 맘바조의 창립자이자, 폴 사이먼에게 그래미상을 안겨 준 앨범 <그레이스 랜드(Graceland)> 수록곡 중 두 곡의 작곡을 맡았던 조셉 샤발랄라도 꿈에서 들은 음악들로 작품을 썼다고 고백했다.
과학자들도 마찬가지로 꿈을 꾼 후 실험에 성공한 사례도 적지 않다. 독일의 화학자 케쿨레가 꿈속에서 힌트를 얻어 벤젠의 분자구조를 밝혀낸 것과 러시아의 화학자 드미트리 멘델레프가 실험을 거듭 실패한 끝에 꿈속에서 힌트를 얻어 원소의 주기법칙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꿈과 관련된 일화 중 유명하다.
생리학자 오토뢰비는 신경종말기관 내 약물과 유사한 화학 물질이 있었으며, 이 때문에 기관이 자극되거나 억제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신경 자극이 전파에 의해 전도된다고 보는 이론이 일반화 돼 이를 증명할 길이 없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오토뢰비는 꿈속에서 본 실험 방법을 개구리 심장에 적용, 간단한 실험을 시행해 신경 자극의 화학적 전도 이론을 실험을 통해 입증해 냈다. 결국 오토뢰비는 1936년 노벨 생리학과 의학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다.

■ ‘가위 눌리는 꿈’이란?
무서운 꿈은 흔히 우리가 겪게 되는 것이다. 흔히 ‘악몽’이라 일컫는 이 꿈은 거의 예외 없이 꿈꾸는 사람의 무의식을 반영한다고 보면 옳다. 물론 생리학적인 면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대체로 당사자는 매우 불안해하고 초조해 하곤 한다.
이러한 악몽은 5세 이전에 많이 나타나고 그 다음으로는 15세를 전후해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악몽은 역설수면의 시기, 즉 낮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 자주 나타난다. 따라서 악몽의 원인은 뇌의 활성화와 특히 변연계(대뇌 피질 가운데 한 부분으로 후각과 관계가 있고 감정, 자율 기능 등을 함)라는 뇌의 중요한 부위의 활성화에 의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러한 악몽은 흔히 전쟁이나 자연재해, 폭행, 사고 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불리는 심리적 문제의 일환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징후는 꿈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환각의 재현을 통해 그 사건을 다시 경험하기도 한다. 또 악몽을 꿀 때 우리는 특별한 이유 없이 공포의 감정에 휩싸이며, 몸을 꼼짝할 수 없거나 짓눌리는 느낌을 받는 이른바 ‘잉큐버스(Incubus) 발작’이 일어나기도 한다.
잉큐버스 발작은 성인에게는 매우 드물지만, 어린이에게는 비교적 자주 일어난다. 3~5세 어린아이의 10~50%는 심각한 악몽을 꾸며, 성인의 50% 정도는 일시적인 악몽을 경험한다. 악몽은 REM(rapid eye movement:급속안구운동) 수면상태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REM 수면이 왕성한 새벽에 많이 꾼다.
이 같은 꿈은 주로 자아의 정상적이고 평온한 측면을 파괴하려는 내면적 자아의 행위라고 받아들여지고 있다. 악마와 마귀는 억압된 정신을 나타내고 있어 이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는 평소 억압된 부분을 부드럽게 만들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기독교와 이슬람교에서 악마는 뿔이 달린 출산의 신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따라서 악마의 꿈은 사탄이나 출산과 연관되므로 부정적인 사건이 아닌 삶의 새로운 단계, 새로운 출발, 출산 등을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다.
이와 함께 ‘불안’을 나타내는 꿈도 자주 등장하는 꿈의 정서다. 질척거리는 진흙탕 속을 걷는 꿈이나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린 동작으로 움직이는 꿈, 좁은 굴속으로 기어가는 꿈, 연기에 질식하는 꿈 등이 그것이다.
또 대중 앞에서 쩔쩔매는 꿈을 꾸게 되면 대체로 사회생활의 무력감을 느끼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음료수를 엎지른다거나 많은 사람이 어울려 춤추는 장소에서 이상하게 전혀 춤 솜씨를 발휘하지 못한다거나, 손님들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사람들의 이름을 잊어버리는 등도 ‘불안한 꿈’에 속한다.

■ 자주 꾸는 꿈 5가지의 의미
1.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
고의로 떨어져 통쾌함을 맛 보는 꿈. 이는 현실에서도 통쾌함을 맛볼 만큼 하는 일에 있어 성공을 가져다준다. 이런 꿈은 현실이 어렵고 괴로운 사람들이 자주 꾼다.
예) 시험을 봤는데 뜻하지 않게 높은 점수를 받거나 하는 등의 경우/ 떨어지고 싶지 않은데 떨어지는 경우/ 떨어질 때 어디 한군데도 잡을 곳이 없다면 현실 속에서 좌절을 맛보게 된다.

2. 누군가에게 쫓겨서 도망가는 꿈
나쁜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받거나 할 공부가 많은데 마음은 급하고, 제대로 하지 못해서 뭐든지 뜻대로 잘 안된다는 것을 의미. 주로 마음이 급한 사람들이 자주 꾼다.

3. 내가 죽는 꿈
죽는 대상이 누구든 죽는 꿈은 좋은 꿈이다. 내가 죽는 꿈은 출세를 하는 꿈. 애인이 있는 사람이 이런 꿈을 꾼다면 곧 결혼을 하게 될 운이다.

4. 이상한 나라에 놀러가는 꿈
황당하고 초현실적인 꿈은 스케일이 큰 경우가 많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현실의 변화를 상징하기 위해 꾼다. 꿈에서 상징된 만큼 많은 일이 연속적으로 일어난다는 뜻으로 이런 꿈은 현실화 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5. 피 흘리는 꿈
주로 공부를 너무 열심히 해서. 또는 살짝 부딪혔는데 코피가 나는 꿈. 꿈에서 코피가 나면 재수가 아주 좋다. 하지만 순결에 대한 강박 관념을 나타낸다는 해몽도 할 수 있다. 피가 나면 아주 좋은 꿈이지만 피가 날 뻔 했는데도 피가 나지 않았다면 반대로 재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