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I]테마스토리-3편 동행취재, 고속철도 체험기
"진동 없이 빠르지만 출퇴근은 어려울 것 같아요."
서울-천안 34분 주파 ... 열차 객실내 CRT 브라운관 '눈길'
국토대동맥이 변했다. 2004년 4월 1일 KTX(Korea Train Express)의 개통. 세계 다섯번째로 고속전철을 보유한 국가답게 수도권의 권역을 더욱 넓혀가며 출퇴근이 용이하다고 연일 매스컴에서 보도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삼성SDI 천안사업장 PDP개발팀 김명관 사우가 직접 고속철도에 몸을 싣고 체험에 나섰다.
오전 8시 30분 서울역.
삼성SDI 천안사업장 PDP개발팀 김명관씨(30)와 서울역에서 만나기로 한 시각은 오전 8시 30분. 오늘은 웅장한 활시위를 본떠 만들어진 서울역 새역사의 유리창 사이로 햇살이 간간히 내리쬐는 4월의 첫날이다. 만우절이기도 하지만 고속철도가 개통되는 날이기도 하다. 김씨는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지하철 개표구처럼 생긴 기계에 승차권을 넣으며 짧은 호흡을 내뱉는다. "열차가 생각보다 기네요. 총 18량이라죠? 새마을호 두 배네요."
오전 9시 정각 서울역 출발.
열차가 출발하고 10여분이 흐르자, 대대적으로 매스컴에서 보도됐던 고속철도에 대해 나름대로의 느낌을 밝혔다. "진동이 거의 없다" "속도감을 느끼지 못하겠다" "열차 실내 폭이 좁다" 등등... 그 중에 눈에 띄는 것이 있으니 바로 객실 내에 설치된 브라운관이었다.
KTX의 원천 기술을 제공한 프랑스가 이 제품을 한국에 판매했을 때가 벌써 10여년전이다. 10여년전에 PDP나 LCD 같은 브라운관이 실용화되지 않아 채택되지 않은 관계로 최고급이라 불리는 KTX의 객실내부 브라운관은 CRT였다.
김씨는 이에 대해 "매우 아쉬운 부분"이라며 "공항 등 대합실에 설치된 삼성SDI 제품은 큰 자부심"이라고 나름의 소감을 피력했다. 그러나, 브라운관 교체 비용이 32억원이라고 한다. 철도청이 흑자 예상을 향후 15년 후로 잡았기 때문에 어찌될 진 모른다.
오전 9시 20분 KTX 객실내부.
열차가 출발한 지 20여분 지났을까. 열차는 벌써 '천안아산역' 도착 소식을 알린다. 벌써? 라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300km의 속도를 내던 열차가 브레이크를 건다. 진동이 거의 없는 관계로 속도감은 물론, 창 밖을 내다보지 않으면 지금 이 곳이 어딘지 모를 정도다. 열차가 긴 터널을 2분만에 주파할 무렵, 김씨는 잠시 화장실에 들렀다.
"새마을호보다 깨끗한 듯 하네요. 그런데 통로가 좁아서 어른 두 명이 지나다니기도 힘든 것 같아요. 음료자동판매기가 이채롭습니다."
오전 9시 36분 천안아산역 도착.
정확한 소요시간은 36분. 약간의 연착이 있었다. 천안아산역은 고속철도 전용역사로 만들어져 그 웅장함이 하늘을 찌른다. 날씨도 좋아 눈부신 역사가 더욱 빛났다. 그러나, 도착하고 사업장까지 갈 일이 문제다. 시내버스는 2개 노선뿐이고, 택시도 충남 아산지역 관할이라, 가격이 만만찮다. 천안아산역에서 삼성SDI 천안사업장까지 1만3천원 가량 나오지만, 천안사업장에서 천안아산역으로 갈 때는 5천400원이 나온다.
삼성SDI 천안사업장 PDP개발팀 김명관 사우 미니 인터뷰
Q 고속철도 개통일에 탑승한 소감은?
처음 탔다는 기분에 매우 흥분되는 건 사실이네요. 그러나, 서울역 근처에 거주하지 않는 이상, 출근에 큰 매리트를 느끼진 못하겠어요. 소요시간이 짧긴 하지만 천안아산역에서 사업장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꽤 되네요. 그러나, 퇴근길에는 적잖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Q 현재 서울 강남에서 통근버스로 출퇴근 하고 있는데요. 힘들지 않으세요?
출근은 1시간 10분 가량 소요되거든요. 그런데, 퇴근이 문제죠. 주말 같은 경우는 교통 체증으로 인해 2-3시간이 걸리기도 하니까요. 사업장에서 서울 강남 지역으로 출발하는 버스가 7시에 있는데요. 개발팀이다 보니 종종 놓치는 경우가 많아요. 버스를 7시 이후에 한대 더 배차해 줬으면 해요.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