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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ibility/수필

내 친구의 결혼식...

4년간 연애. 세번의 이별. 결국 결혼을 했다.
죽마고우. *알친구.

5명의 친구들 중에 제일 먼저 테입을 끊었다.
어제 그 놈의 입은 어지간히 컸다.
덩달아 기분이 들떠 현재 내 심경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14살. 어린 나이에 만나 힘든 상황들과 즐거웠던 추억을 언제나 함께 했던 그런 녀석.
'친구'란 영화에서 나오듯이 '오래두고 가까이 한 벗'이 바로 그 놈들이 아닐까 생각된다. 만나면 서로 헐뜯는 얘기나 하고, 속 뒤집어지는 얘기로 호탕히 웃게 되도 그 녀석들은 오로지 내 친구들이다.

흔한 결혼식이었지만, 내 마음엔 깊이 다가왔다.
나이도 나이겠지만, 녀석의 결혼을 보면서 이제 어른이 돼 가는 것 같아 솔직히 기분이 좀 묘했다.
어렵잖은 사랑 나부랭이에 눈물 흘렸던 기억도 어찌보면, 그런 하얀 웨딩드레스에 부딪혀 산산히 조각나 빛을 낼 것인데 말이다. 참으로 우스운 게 인생사라. 아이러니의 총체적 결정체가 바로 결혼이 아닐까 한다.

친구의 결혼.
너무 많이 축하해 주고 싶은 마음에 괜한 쇼맵십으로 녀석을 곤혹스럽게 했지만, 정말 한번 안아주고 싶다.
부모가 자식 보내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 좋은 느낌만으로는 모자란 너무 벅찬 기분이 든다.

사랑의 끝을 결혼이라 부르지만, 결코 그렇지 않음을 녀석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행복하거라. 친구여!
 
 

 


 

 

내 친구 중 첫 결혼식.

 

이 친구는 최근 이혼을 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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