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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ibility/詩

새벽 - 1997.6.29

숨이 멎도록 그리움으로 내 인생을 걸었다.

내 삶의 전부가 되어준 그녀는 지금...없다.

무더운 이불을 걷어낸 내 몸은 흥건한
그리움들로 젖어 버렸다.

여름밤에 잠 못 이룬 이들에게 외친다.

고통의 시작은 땀띠나는 여름이 아니라,
눈시울이 시려질 가을에 있다고.

세상을 다 주었다.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을 모두 주었다.
내가 가질 수 있을 만큼 팔을 벌렸다.
그리곤, 그것들을 안았다.

벅차오르는 기쁨에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가
이내,
다 놓쳐버렸다.

인생이 망쳐졌다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시커먼 터널안의 불빛은 없다.
오직 보이는 것이라고는
사랑하는 나의 사람.

나의 사람만이 환하게 웃으며 두팔을 벌려
나를 맞이한다.
그리곤,
혼자서는 절대 나올 수 없었던
그 터널을 순식간에 빠져 나와
환한 5월의 장미의 햇살을 받는다.

사랑의 정의를 말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벌써 眞實이 아니고, 眞心이 아니다.

사랑을 말로 할 수 있을까.
가식이다.

한번 쓰고 버릴 1회용 젓가락보다도 못할
그 허우대 멀쩡한 사랑 앞에서 나는
아무말도 못했다..
오늘...
목놓아 울고 싶다.
1997.6.29.새벽

후기 : 1997년 여름이면 내가 무얼했을까? 지금생각하니, 기분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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